관절염 치료제를 개발하는 제약업계의 가장 큰 고민은 대부분 관절염환자들이 위장장애와 신장부전을 함께 호소한다는 점. 따라서 먹는 약보다는 붙이거나 바르는 소염진통제가 좋은데 「파스」로 대표되는 약들은 약물이 피부에 잘 스며들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태평양제약의 붙이는 관절염 치료제 「케토톱」은 「붙이되 제대로 스며드는 것을 만들어보자」는 콘셉트로 지난 89년 개발에 착수했다. 5년여의 진통끝에 94년 4월 내놓은 케토톱은 시판 8개월만에 25억원, 이듬해인 95년 1백50억원, 96년 2백65억원어치가 팔려 제약업계를 놀라게 했다. 올해 매출목표는 4백50억원. 케토톱은 만성적자에 허덕이던 태평양제약을 단숨에 흑자로 끌어올렸고 96년 제약업계 상위 1백대 매출품목 3위를 기록, 한번도 1백대 리스트에 제품을 올려본 적이 없었던 회사 자존심도 세웠다.케토톱 개발의 뒷배경에는 화장품개발이 주력사인 태평양그룹 피부과학 노하우가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徐慶培(서경배)회장이 지난 93년 태평양제약 사장 시절에 연구진들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화장품 흡수인자를 연구해보면 붙이는 관절염 신약에 응용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제안, 결국 「PML」이라는 약물흡수촉진제를 개발해냈다. 케토톱은 세계14개국에 특허출원한 상태. 94년 11월 국산우수 신기술마크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95∼97년 연속 국내 기술관련 상을 잇따라 받았다. 〈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