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차로 돌아오는 화물차량을 없애자」.
화물운송업체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50년 역사의 대한통운은 지난 95년부터 가동중인 「운송정보시스템」으로 장거리운송차량의 공차율(空車率·빈 차로 운행중인 차량 비율)을 지난 95년 30%에서 지난해말 10%까지 끌어내렸다.
현재 전국 40개 지점과 80여개 영업소를 운영중인 대한통운이 그동안 가장 골치를 앓았던 것은 출발지와 도착지간에 운송정보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빈 차로 운행되는 차량이 많다는 것. 전화연락이 제대로 안되는 등의 문제 때문이었다.
그러나 운송정보시스템이 운영된 뒤 출발정보와 도착예상시간 차량정보 등이 온라인망에 미리 뜨면서 언제나 누구든지 조회가 가능, 도착지쪽은 미리 화물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또 만약 빈 차로 운행할 경우 본사차원에서 책임을 분명히 물을 수 있게 돼 각 지사들이 최대한 화물을 싣고 운행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것.
이 회사는 여기에다 올해초 한국통신과 함께 3개월동안 차량에 위치측정시스템(GPS)을 부착, 차량의 위치를 파악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운영했다. 이 회사는 한국통신과 이 부문의 협력을 강화해 빠른 시일내에 현장에 도입할 계획이다.최근 추진중인 것은 택배정보시스템. 기업물량을 주로 소화하는 장거리운송차량과 달리 택배는 소규모물량을 배달하는 만큼 빠른 연락과 효율적인 동선운용이 중요하다. 그래서 내년초 운용을 목표로 각 차량에 주파수공용통신망(TRS)단말기를 부착, 항시 쌍방향데이터통신이 가능토록 추진중이다. 즉 택배차량의 위치가 실시간으로 체크돼 급한 주문이 들어올 경우 단말기에 주문의뢰자의 성명과 주소 전화번호 다음도착지를 문자정보로 입력, 빨리 수거해올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회사 물류연구소의 陳觀善(진관선)책임연구원은 『이 시스템으로 현재 연간 1천2백만개의 택배물량을 1천5백만개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차량 한대에 1백만원정도 들어가는 투자비용은 향후 택배물량 증가를 감안하면 그리 큰 부담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 물류정보망은 미국 일본과 비교하면 아직 어린아이 수준. 이 때문에 물류비용도 지난 94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의 15.7%를 차지해 미국의 10.5%, 일본의 11.0%에 비해 높다. 정부도 2000년까지 6백90억원을 투자, 종합물류정보망을 구축한다는 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박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