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봉천1동 옆에는 봉천9동이 있고 그 옆에는 봉천5동이 있다. 신림12동은 봉천3동과 붙어있고 그 곁에는 봉천6동이 있다. 봉천 신림동 일대를 찾는 사람들은 동네이름만 갖고는 도무지 집을 찾기 어렵다. 주민들조차 다른 동의 위치를 물으면 두손든다. 주민들은 「1,2,3…」 식으로 아무렇게나 붙인데다 그마저 지그재그인 동이름을 바꿔보자며 활발히 움직였으나 뜻하지 않은 벽에 부닥쳐 주춤한 상태다. 지난 95년 6월 민선구청장이 「법정 동명 세분화」를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되자 주민들은 구의원 시의원 지역학자 토박이 등 주민대표로 「동명개정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해 9월에는 관악구의 모든 가구를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뒤 설명회도 가졌다. 주민들의 반응도 아주 좋아 △봉천2동―성현동(省峴洞) △봉천3동―관악동(冠岳洞) △봉천7동―낙성대동(落星垈洞) △봉천9동―은천동(殷川洞) △신림본동―서원동(書院洞) △신림5,6동―신림동(新林洞) △신림9동―대학동(大學洞) 등으로 새 동명을 순조롭게 정했다. 구청측은 이같은 동명 변경에 대해 봉천 신림동 전체 주민 83%의 찬성을 얻어냈다. 그러나 서울시가 적용하는 「동명 변경 조건」은 「주민의 90%이상이 찬성하고 명칭변경의 필요성이 인정돼야 한다」로 돼 있어 벽에 부닥쳤다. 〈정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