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도너번 베일리(캐나다). 그가 갖가지 보호대 차림에 헬멧까지 쓰고도 「인간탄환」일 수 있을까. 캐나다미식축구리그(CFL) BC라이온스팀은 9일 베일리에게 공개 구혼장을 보냈다. 이 팀의 인사담당 브렌단 타만은 『1백m 세계기록 보유자인 베일리가 미식축구장을 달리는모습은상상만 해도 신이난다』면서『아담 리타감독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해 그를 선발대상자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베일리측도 싫지는 않은 표정. 폴 도너번 매니저는 『베일리는 어느 종목도 잘해 낼 수 있다. 물론 미식축구 선수로 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식축구에서 베일리가 성공할 지 여부에 대한 평가는 반반이다. 그의 엄청난 스피드와 근육질의 체격이 미식축구 선수로도 손색이 없다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달리기만으로는 미식축구 선수가 될 수 없다』는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않다. 지난 82년 미국의 스프린터 레날도 네헤미아도 한때 트랙을 떠나 헬멧을 쓴 케이스. 그러나 그는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4년만에 트랙에 복귀했었다. 육상선수에서 미식축구선수로의 전환이 쉽지 않은 것은 우선 볼을 잡는데 서투르기 때문. 또 거침없이 트랙을 달리는 육상과는 달리 미식축구는 상대선수의 거친 태클을 피해가며 뛰어야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육상선수로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리타감독은 『베일리의 경우는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그가 원할 경우 테스트를 해보고 싶다』고 노골적인 추파를 보내고 있다. 이는 일과성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다. 올림픽 우승, 마이클 존슨(미국)과의 1백50m 대결 승리 등 스프린터로 한창 주가를 올리며 트랙에서 거액을 벌고 있는 베일리가 부상위험이 큰데다 성공 여부도 확신할 수 없는 미식축구로 선뜻 전환하려 들지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 BC라이온스팀이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퇴짜를 맞을 각오까지 하면서 추파를 흘리는 것은 공개 구혼장만으로도 충분히 홍보효과가 있다는 판단인지도 모른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베일리는 이제 그만큼 독보적인 스타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