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다큐스페셜」은 미혼모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조사에 따르면 한 해 미혼 임신부는 약 40만명. 이중 출산을 택하는 경우는 전체의 2%에 불과한 6천여명이다. 낙태를 선택하는 이유는 대체로 출산 뒤에 아기와 엄마에게 따라오는 사회적 비난과 감당할 수 없는 양육 부담 때문. 「다큐스페셜」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출산을 선택한 이들의 삶과 짐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김모양(19)은 어머니와 똑같이 미혼모가 되었다. 그는 여러 차례 자살을 시도했으나 실패, 미혼모 수용시설에 들어갔다. 남자친구와 헤어져 수용시설에 들어온 이모씨(21)는 5개월간 혼자 「태교」를 했다. 모진 산고에도 소리조차 지르지 못하는 이들의 극심한 정신적 고통이 생생히 전해진다. 한해 낙태건수는 2백만건이 넘는다는 통계가 있다. 성개방 풍조에 따라 자유로운 성관계는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걸맞은 「책임」은 뒷받침되지 못하기 때문. 특히 미혼모들은 자신이 잉태한 새 생명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어도 사회로부터 받는 엄청난 비난때문에 선뜻 출산을 결심하지 못한다. 이때문에 아기에 대한 「책임」보다는 낙태를 통한 「버림」을 더 편리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따라서 애써 「출산」의 선택을 내린 이들에게는 사회의 따뜻한 관심이 필요하다는 것이 「다큐스페셜」의 메시지. 그러나 그에 앞서 「생명」과 이어지는 「성(性)」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조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이원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