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의 맛이 기가 막히다. 풍부한 어휘, 가슴에 착 안기듯하는 정서, 오토바이를 탄 듯한 속도감은 작가 이만희씨에게 「남자 김수현」소리를 안겨줄 만도 하다. 『난 우리가 제일 불쌍한 놈들이라고 생각하지 않네. 떵떵거리고 살았든 죽을 쑤며 살았든 똑같은 거야. 그저 피고 지고 피고 지고 하는 거야』 10∼20일 국립극장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연극 「피고 지고 피고 지고」의 한 대목. 왕년에 사기 절도 밀수로 한가락씩 했던 노인네 전과범 세명이 또한번 일확천금을 꿈꾸며 하는 말이다. 이씨의 대사는 「감칠맛」에 그치지 않고 삶에 대한 통찰과 세상을 보는 따뜻한 시선을 담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93년 초연당시 국립극단 최초의 연장공연을 기록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다. 이씨의 명콤비인 강영걸씨 연출로 평일 오후7시반 토일 공휴일 오후4시 공연된다. ☎02―264―8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