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문화마당]연극「언니집」,작부들 밑바닥 인생 다뤄

입력 | 1997-07-10 08:18:00


『화무는 십일홍이요, 달도 차면 기우나니…』 퇴락한 술집 작부들이 손님없는 「언니집」에서 젓가락 장단에 노래를 부르고 있다. 고상한 연극판에 웬 작부집? 극단 서전의 「언니집」은 「인생이란 너절한 것」이라는 명제에서 시작한다. 사는 게 그리 고상한 일만은 아니라는 것, 학교에서 배운 것은 살아가는데 별 도움이 안된다는 것, 더러운 게 정이라는 것 등등…. 그 속에서 「세상은 부질없으되 아름답다」는 결론을 끌어내는데 이 연극의 묘미가 있다. 전성기가 지나 「중닭」이라 불리는 명자 보라 숙희. 「영계」를 두어야 장사가 잘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저 세명의 「중닭」을 내칠 수 없어 그냥 끼고 있는 「언니」. 이처럼 소외되고 실패한 인생을 통해 비겁하지 않은 삶, 운명을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극복해나가는 아름다운 삶을 그려낸다. 박구홍 극본, 박계배 연출. 8월31일까지 오후4시반 7시반(월 공연없음) 샘터파랑새극장. ☎02―763―89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