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9년 설립된 세계적인 국제항공 배송업체인 DHL. 1만1천여대의 배송차량과 임대 전용기를 포함한 2백90여대의 항공기로 구성된 매머드 수송단이 전세계 2백27개국 9만개 도시를 거미줄처럼 연결한다. 하루 처리화물 물량은 25만여건. 서비스 스피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서울에서 워싱턴까지 길어야 하루면 화물을 보낼 수 있다. 아프리카 대륙도 4∼5일 거리다. 그러나 이 회사의 최대 강점은 스피드보다 배송의 정확성이다. 고객의 화물은 DHL의 픽업요원에게 맡겨진 순간부터 DHL 글로벌 네트워크(DHL―Net)에 의해 완벽하게 통제된다. 픽업요원은 화물에 발송인 수취인 목적지 등이 기록된 바코드를 붙인 뒤 휴대용 스캐너로 정보를 빨아들인다. 스캐너에 입력된 정보는 픽업요원이 최초 화물 집하장에서 PC에 전달함과 동시에 DHL 글로벌네트워크에 등록되고 전세계 누구나 화물의 항공운송장(Air Bill) 정보만 알면 네트워크를 통해 추적할 수 있다. 화물은 공항집하장→항공기→목적지→통관을 거쳐 수취인에게 이르는 동안 8,9차례 스캐닝을 거친다. 고객들이 자신의 화물이 목적지까지 전달되는 과정을 8, 9단계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는 얘기다. 발송인은 DHL이 직접 프로그램을 깔아놓은 PC를 통하거나 전화액정단말기 전화자동응답서비스 등 여러가지 방법으로 자신의 화물정보를 얻을 수 있다. DHL 글로벌네트워크는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구축된 지역정보망을 한데 통합한 일종의 인트라넷. 한 지역 통신망에 이상이 생기면 자동적으로 대체 통신망이 작동하도록 위기대응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글로벌네트워크는 미주지역망에 속한 샌프란시스코 전산본부를 통해 인터넷으로도 접속할 수 있다. 따라서 DHL 추적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고객이라도 인터넷을 통해 DHL 홈페이지에 접속할 수 있으며 통신환경이 열악한 지역에서는 전세계항공통신망(SITA)을 이용, 화물흐름을 점검할 수 있다. 국제항공 배송서비스업체가 취급하는 물건은 대부분 수만리를 날아간다. 한번 「번지수를 잘못 찾으면」 고객과 업체 모두 엄청난 손실을 입는다. 고객들은 「내가 보낸 물건이 제대로 목적지를 찾아가고 있는 걸까」라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 DHL의 경쟁력은 바로 이같은 걱정을 완벽하게 해소할 수 있는 글로벌네트워크에 있다. 〈박내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