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너살 먹은 어린이들에게 좋은 책은 무엇일까. 「튼튼하고 재미있는 책」이 정답에 가깝다. 어린이들에게는 보고읽기에 흥이 나고 탁구공을 튀기며 놀 수도 있는 튼튼한 책이 좋다. 도서출판 「가야미」에서 펴낸 그림책 「빵지의 새 친구」가 그런 책의 하나다. 표지와 책장이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져 구겨지지도 찢어지지도 않는다. 젖지 않아 여름철 물에 잠겨서도 읽을 수 있다. 빵지의 친구 궁리가 들려주는 모험 이야기가 내용이다. 요술램프를 찾아 사막을 헤매거나 밀림에서 코끼리를 타고 타잔 흉내를 내기도 한다. 인어공주를 만나 물 속 궁전을 찾아나서거나 얼음 벌판에 가서 펭귄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기도 한다. 이 책에는 이야기에 흥미를 더하도록 고안한 앙증맞은 장치가 있다. 두겹으로 포갠 책장 속에 주머니가 있어 작은 그림카드를 꺼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가령 밀림 풍경을 담은 천연색 책장에서는 강물 뒤에 숨겨진 악어 그림카드를 꺼낼 수 있다. 수풀 속에는 호랑이가, 나뭇가지 속에는 원숭이가 숨어있다. 세상을 익히기 시작하는 어린이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도록 만든 책이다. 같은 형태로 만들어진 책에는 「찡아의 병아리」 「아니!찡아 너도?」가 있다. 「찡아의 병아리」는 찡아가 보살펴주던 병아리가 도시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숨져가는 구슬픈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림 주머니를 통해 도시 풍물들을 익힐 수 있다. 「아니! 찡아 너도?」는 볼 풀에서 볼을 훔쳐 나온 찡아의 이야기다. 〈권기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