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 튀어나온 턱과 큰 눈두덩이가 특징인 원시인류 네안데르탈인이 현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의 직계조상이 아니라는 사실이 최근 개발된 획기적인 고대인 DNA 감식법을 동원한 실험결과 판명됐다. 독일 뮌헨대의 자벤테 페에보와 마티아스 크링스 교수는 유전학 분야의 국제적 학술지인 「셀」 최신호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DNA 조사결과 네안데르탈인이 현인류의 조상들과 함께 살기는 했지만 피는 섞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유전학계에서는 이번 발견을 고대 인류에 관한 교과서를 고쳐 써야 할 만큼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하고 있다. 페에보 교수에 따르면 현인류의 공통된 뿌리는 12만∼15만년 전 사이에 출현한 인간으로 간주되고 있는데 네안데르탈인은 55만∼69만년전 사이에 현재 인류의 조상과 갈라진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는 1856년 독일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화석의 뼈에서 추출한 DNA와 이집트 미라와 빙하기 인간에서 추출한 고대 인류 화석의 DNA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고대 인류의 화석은 DNA의 3백80개 구성요소 가운데 현인류와 평균 8개밖에 길이에서 차이가 나지 않으나 네안데르탈인은 무려 26개나 차이가 난다는 것. 이를 검증하기 위해 미국 펜실베이니아 연구진에 의뢰한 결과도 역시 같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같은 결과는 현인류의 조상이 네안데르탈인이 아니라 크로마뇽인이라는 「아웃 오브 아프리카」설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페에보 교수는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 배열을 볼 때 현인류와 침팬지의 중간상태에 해당한다며 현재 네안데르탈인이 살아있다면 동물원에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김상철·워싱턴〓홍은택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