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호텔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 투숙객들에게는 알리지도 않고 종업원들만 먼저 도망가다니 말이 됩니까』 11일 화재가 발생한 태국 파타야 로열 좀티엔 호텔 정문앞에서 불과 30m 떨어진 곳에서 한국식당 「진로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金漢(김한·45)씨는 12일 오전 본사와 가진 전화통화에서 이같이 분개했다. 김씨는 화재가 발생한 직후인 11일 오전 10시부터 화재가 진압될 때까지 현장을 지켜봤으며 호텔을 구사일생으로 빠져 나온 한국인 관광객들과 만나 화재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김씨가 호텔을 빠져 나온 사람들에게 들은 내용에 따르면 호텔의 각층 복도에 연기가 가득해 투숙객들이 뛰쳐 나올 당시 호텔 어디에서도 화재발생과 대피를 알리는 직원들은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비상문이 잠겨있고 화재경보나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는 등의 기본적인 화재대비책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종업원들도 자신들만 먼저 대피해 많은 투숙객들이 화재를 피하지 못해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또한 이 호텔에는 엘리베이터가 호텔 중앙에 몰려 있었는데 화재로 엘리베이터 작동이 중단되면서 사실상 투숙객들이 대피할 아무런 방법이 없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인 관광객 유찬희씨(35)와 현지 「길」여행사 가이드 김의웅씨(32)는 3층에서 창문으로 뛰어내렸으나 가벼운 상처만 입었다. 이날 바람은 바다쪽인 호텔 우측에서 좌측으로 강하게 불어 호텔의 우측에 투숙했던 사람들은 비교적 피해가 적었던 반면 좌측에 투숙해 있던 사람들이 화를 입었다. 김씨는 이날 화재후 1시간여가 지날 때까지 소방차 4대와 고가사다리차 1대만 출동해 초동진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구자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