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동전 품귀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주권반환을 계기로 영국 식민지시대의 배지와 표지 등 영국왕실 문장이 들어간 모든 물건들이 기념품으로 취급되고 있는 가운데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얼굴이 들어간 동전 또한 기념품으로 변해 수집되고 있기 때문. 홍콩에서 유통되는 동전은 10홍콩달러 5달러 2달러 1달러 50센트 20센트 10센트 등 7가지. 지난 5월말까지만 해도 여왕얼굴이 들어간 동전은 21억7천홍콩달러 어치가 유통되고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자취를 감췄다. 이에따라 거스름돈이나 시내버스 요금을 낼때 동전이 부족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홍콩 금융국 대변인실의 한 직원은 『여왕얼굴이 들어간 동전은 이제 더 이상 주조되지 않기 때문에 시민들이 수중에 들어오는 대로 소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금융당국은 대신 1억달러어치의 새 동전을 주조해 유통시킬 방침이다. 새로 유통될 10달러짜리 동전에는 지난 5월에 개통된 홍콩의 새 명물 청마대교가 들어간다. 5달러짜리는 「수(壽)」자를, 2달러짜리는 화합을 상징하는 「호호(好好)형제」 도안을 넣을 예정. 그러나 홍콩특구 수립후 최초로 발행되는 이 동전들도 시중에 나오는 즉시 기념품으로 취급돼 수집가들의 서랍속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지난 1월 홍콩에서 여왕 얼굴이 들어간 마지막 우표가 발행됐을 때도 사재기 하려는 시민들이 전날 밤 부터 우체국 정문에서 장사진을 치며 대기하는 소동이 벌어졌던 전례도 있다. 〈홍콩〓정동우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