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팀에는 「보이지 않는 힘」, 상대팀에는 「공포의 대상」. 「나고야의 수호신」 선동렬(34)이 뛰고 있는 주니치 드래건스가 선동렬만 등판하면 펄펄 난다. 그러나 상대팀들은 주니치와의 경기에서 「선동렬이 나오면 끝장」이라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프로야구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주니치 선수들은 7,8회까지 한점만 리드하면 선동렬이 등판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선동렬의 완벽한 마무리도 마무리지만 무엇보다 선수들이 실력 이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이 되고 있는 것. 지난 12일 한신 타이거스와의 경기에서 선동렬이 마운드에 오른 8회 3루앞 땅볼, 9회 잇단 유격수앞 땅볼 때 주니치 수비진이 보여준 완벽함은 바로 선동렬의 등판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는 평가다. 또 11일 한신과의 경기에서 주니치가 3대2로 리드하던 7회초 1사 2,3루의 위기에서 선동렬이 마운드에 오르자 주니치의 우익수는 어려운 타구를 그대로 잡은 뒤 정확히 홈에 송구, 희생타가 될 타구를 병살로 처리했다. 반면 상대팀들은 선동렬이 등판하면 껄끄럽기 그지없다. 선동렬이 올 시즌 일본 프로야구에서 올린 25세이브포인트(1승 24세이브)중 무려 아홉경기에서 「제물」이 된 한신의 요시다 감독은 12일 『올시즌 개막후 선동렬만 등판하면 항상 졌다. 프로야구팀 감독으로서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올해 양팀의 경기 내용을 보면 요시다의 한탄도 이해가 된다. 선동렬은 한신과의 경기에서 모두 14.2 이닝을 던졌으나 한 점도 내주지 않았다. 한신타자에게 허용한 안타는 단 두개. 일본 TV의 프로야구 중계를 보면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기요하라나 마쓰이 등 간판급 타자들조차 선동렬과 대결할 때는 주눅든 표정이 역력하다. 〈동경〓권순활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