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가의 신데렐라」는 MBC 드라마 「신데렐라」였다. 지난 13일 종영된 이 드라마는 지난주 47.1%로 방영이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7주연속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고 MBC 드라마로는 「서울의 달」이후 2년7개월만에 KBS를 눌렀다. 방영초 「콩쥐팥쥐」식의 단선적 인물구성과 「신데렐라 콤플렉스」를 자극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이 드라마의 인기비법은 무엇인가. 열쇠는 이창순 PD의 연출력에 있다. 소재나 배우(황신혜 이승연) 등 그가 선택한 카드는 잘못 요리하면 「쉰데렐라」가 되기 쉬운 재료들. 그러나 그는 극중 갈등구조는 비교적 단순하게 처리하는 반면 섬세한 심리묘사에 무게중심을 두는 수법으로 드라마에 생기를 불어넣었다. 여기에 깔끔한 화면과 감각적 음악 등으로 「이야기가 있는 예쁜 화면」, 즉 「이창순 브랜드」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때문에 화면은 있지만 이야기가 없거나, 이야기는 있지만 화면이 없는 드라마들에 비해 월등한 경쟁력을 보였다. 드라마를 드라마 자체로 봐 달라는 주문도 있다. 그러나 유리구두를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여성상이나 한 남자를 둘러싼 자매의 싸움 등은 파티를 끝낸 「신데렐라」가 미처 챙기지 못한 「소지품」들이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