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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강재홍/『신도시 교통난「철도고속화」로 풀자』

입력 | 1997-07-15 08:14:00


분당신도시 주민들의 교통난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비단 분당 뿐만 아니라 모든 수도권 신도시에 해당되는 문제다. 이들 신도시가 서울에 대한 의존성이 강한 베드타운으로 고착되면서 통행수요가 계속 증가한데 따른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수도권 신도시 주민의 출퇴근 고통에 대한 해결책은 서울지하철 노선도를 펼쳐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즉 분당과 일산은 지하철3호선으로 양쪽끝에서 서로 연결되는데 이 거리가 무려 57㎞나 되는 장거리 노선이라는 점이다. 신도시에서 서울 도심까지 들어가자면 대개 차내 승차시간만 해도 1시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최종 목적지까지의 총 통행시간은 1시간반 정도 소요된다. 이처럼 과도한 통행시간이 무엇보다 큰 문제인데 지금과 같이 느린 지하철로는 「도시간 연결」 기능을 만족시키는 광역통행수단의 역할을 해낼 수가 없다. 따라서 서울 도심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도시철도의 고속화야말로 수도권 신도시의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 하겠다. 즉 차내 승차시간을 30분 정도로 줄여서 목적지까지의 전체 통행시간을 1시간 이내로 맞춰주어야만 한다. 가급적 중간 정차역 수를 줄임으로써 차량운행시 속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하고 교외지역을 중심으로 지하철을 쾌속과 보통으로 나누는 운영의 차별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는 지하철의 직선화를 통한 굴곡노선의 시정이 필요하고 노선간 환승거리에 따른 불편 해소와 지하철 환승주차장 등 지하철의 접근성 확대에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물론 기존의 시설을 개선하고 기술개발 등에 과감한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승객의 대량수송이라는 기본목적에서 멀어져가는 지하철의 틀을 완전히 새로 바꿀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에 와 있다. 일본 도쿄의 지하철을 지하고속철도라고 부르는 것처럼 도시철도의 속도 향상을 위한 노력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히 현재 계획중인 신공항철도나 지하철 9호선 건설에도 고속화를 통한 새로운 도시철도 개념으로의 접근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밖에도 경전철이나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새로운 경량전철의 도입을 통해 지하철 건설과 운영에 있어서 다양성을 부여하고 경의선 경춘선 중앙선 등 기존 철도노선의 전철화 사업을 서둘러서 철도의 고급화 고속화를 이뤄야 하겠다. 강재홍(아태평화재단차장·교통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