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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청천]일산 탄현동 부영아파트 청소차 횡포

입력 | 1997-07-15 08:14:00


경기 고양시 일산구 탄현동 부영아파트 주민들은 매주 월 수 금요일 오전 8시경이면 바빠진다. 15t짜리 쓰레기 수거차량이 아파트 쓰레기를 치워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아파트 주민들 일부는 요즘 이 쓰레기차 때문에 거의 노이로제에 걸릴 지경이다. 아파트 입구에 차가 도착하면서부터 「내가 왔다」는 표시로 요란한 경음기를 울리는가 하면 엔진을 부르릉거리며 아파트단지 구석구석을 누비기 때문이다. 이 트럭은 때론 아파트 출입구를 떡 막고 선 채 쓰레기를 수거해 작업이 끝날 때까지 다른 차량의 통행을 막기도 한다. 물론 「쓰레기가 젖어있다」 「봉투에 아파트 동과 호수를 매직펜으로 써 넣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쓰레기를 받아주지 않아도 「높으신」 쓰레기차에 항의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냄새 나는 쓰레기 봉투를 다시 집에 들여올 수 밖에 없다. 주부 朴美善(박미선·35)씨는 『쓰레기를 버리는데 이렇게까지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느냐』며 『물기 있는 쓰레기 때문에 좋아하는 수박도 잘 사먹지 않을 정도』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또 『애써 분리수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기껏 따로 모아놓아도 수거할 때는 아무런 구별없이 함께 실어가면서 주민들만 힘들게 만든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아침을 망쳐놓는 무성의하고 남을 배려할 줄 모르는 청소트럭의 위세가 수그러들기를 바라고 있다. 〈고양〓권이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