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의 생활공예전문점 「중앙화랑」에 들어서면 음료수캔을 잘라 만든 여러가지 모양의 모형비행기들이 천장 곳곳에 매달려있다. 진열대에는 팔굽혀펴기를 하는 늑대, 방망이질을 하는 시냇가의 아낙네들, 시소타는 부부 등 움직이는 공예품들이 놓여 있다. 모두 주인 곽장순씨(50)가 직접 빈 깡통을 자르고 손으로 하나하나 편 뒤 붙여 만든 작품들. 어릴 적부터 무엇이든 뚝딱뚝딱 잘 만들어내던 그가 빈 깡통을 재료로 쓰기 시작한 것은 1년 전쯤. 허전하게 느껴지는 천장에 매달려고 작은 비행기 하나를 만들다가 재미를 붙여 아예 깡통공예의 길로 나섰다. 비행기 설계도를 구하고 모터를 사다 그럴싸하게 움직이는 비행기들을 지금까지 80여개나 만들었고 움직이는 공예품들도 여럿 제작했다. 알루미늄캔은 쉽게 부러지는 데다 곡면으로 구부리는 작업이 특히 어려워 그의 손과 팔은 언제나 상처투성이. 그래도 이웃 카페주인이 훌륭한 재활용품이 되겠다며 빈 깡통을 계속 모아주고 여러 음료회사에서 캔음료수를 무료로 선뜻 보내주어 힘이 난다. 만드는 데 한 달 남짓 걸리는 큰 비행기나 공예품은 1백만원에 이를 정도로 비싸 1만원짜리 작은 비행기가 많이 팔리는 편. 중앙화랑에 구경하러 들렀다 깡통공예의 매력에 쏙 빠진 사람들에게는 수강료를 받고 만드는 법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02―732―6494 〈윤경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