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7년 한국에 짐을 푼 이래 11년째 한국 발레의 밑그림을 그리는데 앞장서온 미국인 원로무용가 로이 토비아스(70). 그의 고희를 축하하기 위해 아메리칸발레시어터 모나코왕립발레학교 국립발레단 유니버설발레단 등 국내외 정상급 발레단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19일 오후 4,8시 서울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리는 서울발레시어터의 「로이 토비아스 고희기념 갈라페스티벌」. 그와 예술적 교류를 해왔던 8개 발레단이 작품을 헌정한다. 학술논문집이나 작품집 대신 춤공연무대를 선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토비아스를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하자는 아이디어는 서울발레시어터의 김인희단장이 냈다. 『외국발레단들은 개런티도 받지 않고 초청에 응했고 각자 일정이 바쁜 국내발레단들도 선뜻 시간을 내주었어요. 토비아스와 친분을 가져온 국내외 발레인들이 그의 무용 외길을 함께 축하하며 정을 나누는 「우정의 무대」인 셈이지요』 토비아스는 17세때인 44년 아메리칸발레시어터 최연소단원으로 무용계에 입문, 50년 세계적인 무용가 조지 발란신에 의해 뉴욕시티발레단의 수석무용수로 발탁돼 10년간 명성을 날렸다. 66년부터 안무가로 변신, 87년까지 일본에 머물면서 도쿄발레게키조를 창단하고 모리발레단 타니발레단 벨아므발레단의 안무가로 활동했다. 한국과는 지난 82년 국립발레단 작품 안무로 인연을 맺었다. 이후 87년부터 95년까지 한국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을 역임하고 현재는 서울발레시어터의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가로 활동중이다. 한국에선 불모지나 다름없던 소품창작 발레분야를 일구는데 공헌했다는 게 무용계의 평가. 이번에 참가하는 유니버설발레단의 「웨딩파티」, 조승미발레단의 「기쁨의 왈츠」, 서울발레시어터의 「카프리치오 브리안테」와 「바람의 노래」는 모두 그의 작품들. 특히 아메리칸발레시어터의 간판스타인 줄리 켄트와 로버트 힐이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출연, 화려한 기량과 연기력을 펼쳐보인다. 〈김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