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재벌그룹들이 부도를 내거나 사실상 부도상태에 빠져 지난 상반기(1∼6월) 25개 은행중 10개 은행이 적자를 내는 등 「은행 안전신화(神話)」에 금이 가고 있다. 17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25개 일반은행(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은 지난해 상반기에 총 4천3백75억원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올 상반기에는 대기업 연쇄 부도에 따른 부실채권의 양산과 주식투자 실패 등으로 무려 7백7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부실여신 증가에 따른 대손충당금 등 각종 충당금 추가 적립액은 총 2조2천4백65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31% 증가했으며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마저 1백85억원에 달했다. 적자규모가 작년 상반기의 10배에 달하는 3천5백65억원으로 은행중 최대인 제일은행의 경우 자본금(8천2백억원)의 43%, 자기자본(1조8천5백31억원)의 19%를 까먹은 셈이다. 제일은행은 한보와 삼미그룹 부도로 2천6백90억원의 대손충당금이 쌓였고 현재 부도유예협약의 울타리안에서 연명하는 진로 대농 기아 등 3개 그룹에 총 9천4백79억원이 물려 있다. 서울은행도 한신공영 한보철강 등에 물려 거액의 적자를 냈고 충청 경기 대동 충북 제주 동남 강원 전북은행도 적자은행으로 전락했다. 그러나 동화 평화은행은 작년 상반기 적자에서 올해는 흑자로 돌아섰다. 흑자가 많은 은행은 국민 신한 조흥은행 등이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