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 그룹의 진성어음마저 휴지조각이 된다면 더 이상 이 땅에서 제조업은 발붙일 자리가 없어집니다』 기아그룹 계열 아시아자동차㈜의 주요협력업체인 일진산업㈜ 黃汶洙(황문수·42)사장은 17일 『비뚤어진 우리 기업풍토와 금융구조에 분노를 넘어 허탈감을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일진산업은 연간 2백억원 이상의 버스 트럭 등의 자동차용시트를 납품, 아시아 협력업체 가운데 수위권에 드는 중견기업. 황사장은 『기아그룹 계열사 부도유예조치 이후 이틀간 거래은행 지점을 쫓아다니며 아시아자동차 발행 진성어음 할인을 통사정했으나 한결같이 「본점지시」와 「담보한도」를 내세워 거절했다』고 개탄했다. 그는 『은행측은 이미 할인해 준 어음에 대해서도 만기 전에 원금을 갚고 되찾아 갈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당장 자금융통 길을 터주지 않으면 모두 쓰러진다는 위기감뿐』이라고 우려했다. 황사장은 『이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는 정부와 금융권, 기아 본사와 협력업체간 다각적인 협조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광주〓김 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