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피서철. 올해 제주도를 찾는 사람들의 피서패턴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고급호텔 등을 이용하는 「흥청망청 피서」행태는 크게 줄어들고 값싼 여관이나 민박을 이용하는 「알뜰살뜰 피서객」들이 급증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18일 제주지역 숙박업소들에 따르면 업체별로 벌써부터 희비가 분명히 갈리고 있다. 민박이나 여관 등 값싼 숙박업소들은 예약이 밀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특급호텔의 경우 울상을 지을 정도로 예약률이 낮아 「빈익부(貧益富), 부익빈(富益貧)」이라는 신조어가 나돌고 있다. 제주지역 민박은 총 1천9백여실로 피서가 절정에 이르는 이달말부터는 방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새로 조성된 민박촌이나 해수욕장 주변 민박집의 인기가 가장 높아 다음달 중순까지의 예약이 끝난 상태. 이에 비해 서귀포시 일부 특급관광호텔을 제외한 관광호텔들은 평일 예약률이 50%를 간신히 넘는 등 「풍요속의 빈곤」을 겪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가족단위 피서객이나 휴양객들이 숙박비용을 최대한 줄여 「재건 피서」를 하려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올해 제주행 피서객들은 숙박비를 절약하는 대신 자전거하이킹 스킨스쿠버 제트스키 낚시 등 대표적인 레포츠에는 별로 돈을 아끼지 않을 듯하다. 레포츠에 예약이 밀리고 있는 것이 제주 피서의 새 풍속도다. 또 항공권을 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배편으로 제주를 찾는 피서객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제주〓임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