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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장기,「600만불 사나이」에 도전한다

입력 | 1997-07-19 07:26:00


「6백만불의 사나이」스티브(리 메이저스분). 우주비행사였던 그는 사고로 두다리와 한 팔 눈 등을 잃지만 현대 과학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현대 생체공학을 동원해 만들어진 그의 신체는 마치 로봇과 같은 엄청난 성능을 보인다. 인공으로 인체의 각 부분을 만들어내는 생체공학. 과연 6백만불의 사나이는 가능할까. 현재 기능이 단순한 뼈 관절 심장과 같은 인공장기는 실용화단계에 있다. 그러나 간이나 췌장같이 기능이 복잡한 장기는 인공적으로 만들어내는 게 불가능한 상태다. 인공장기라도 TV에서처럼 보통 장기를 뛰어넘는 기능을 발휘하는 것은 아니다. 스티브를 괴력의 사나이로 만들었던 인조 팔 다리는 상상의 산물일 뿐이다. 센서가 달린 최신 의족도 아직 뛸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르지 못했다. 시속 1백㎞의 주력(走力)은 그야말로 드라마속의 이야기일 뿐이다. 인공뼈와 관절은 이미 정착 단계에 이르렀다. 신소재를 이용한 인공뼈와 관절을 이용해 세계적으로 2백여가지의 다양한 수술이 이뤄진다. 인공장기의 수준은 장기의 기능에 따라 차이가 있다. 비교적 기능이 단순한 심장은 쉬운 편에 속한다. 인공심장은 피를 돌리는 방식에 따라 공기압축식과 전기식으로 나뉜다. 공기압축식은 크기가 커서 활동이 부자유스러운 게 단점. 지난 85년 미국인 스크로더가 이 방식의 인공심장을 달고 2년동안 생존한 사례가 있다. 배터리를 이용한 전기식은 소형이지만 아직 개발단계다. 인공혈관은 주로 지난 50년대에 개발된 테플론 수지로 만든다. 지름이 6㎜ 이상인 굵은 혈관은 이미 임상에서 쓰이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가는 혈관은 아직 인체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인공신장도 이미 자리를 잡았다. 신장은 노폐물을 걸러내는 정화기 역할을 한다. 인공신장은 아직 데스크톱 PC 정도의 크기. 휴대용으로 크기를 줄이는 게 과제다. 간이나 췌장처럼 복잡한 기능을 수행하는 장기의 경우 인공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스스로 숫자를 늘려나가는 기저세포(Stem Cell)를 따로 떼내 키워 다시 이식하는 쪽으로 연구가 진행중이다. 인공간의 경우 속이 빈 섬유주머니안에 간세포를 붙여 배양해 만든다. 아직 인체에 삽입하는 수준에는 이르지 못했다. 〈홍석민기자〉 ▼ 국내수준은 어디까지… 국내 생체공학 기술은 최근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수술에 사용하는 인공심장과 인공신장 인공수정체가 이미 실용화됐으며 이제는 각 부위별 인공장기를 개발하는 단계다. 국내기술로 개발된 심장판막은 현재 기술수출이 타진될 만큼 기술이 앞서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인공장기 관련 산업이 싹트지 않아 수입품이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시술비가 엄청나게 비싼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공피부의 경우 실리콘을 이용하던 종전 방식과 달리 손상된 피부를 감쪽같이 원상복구하는 세포 이식방식이 개발되고 있다. 서울대 성형외과 김석화교수팀 등이 관련 분야의 연구를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미 식품의약국(FDA)이 이 방식의 생체재료 판매를 승인한 상태. 인공혈관은 지름 3㎜ 이하의 가는 혈관을 개발하는 게 관심거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분자연구부 박기동선임연구원은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가는 인공혈관을 개발하고 있다』며 『인공혈관은 한가닥에 2백만∼3백만원에 거래되고 있어 고부가가치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통사고 환자 등에게 시술되는 인공관절은 이르면 99년쯤 국산화될 예정이다. KIST 합금설계연구센터 이규환박사는 『현재 고관절 무릎관절을 대체할 수 있는 인공관절을 개발, 동물실험을 벌이고 있다』면서 『수명을 반영구화하기 위해 접합부분의 폴리머가 뼈나 살과 엉겨붙지 않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중』이라고 밝혔다. 좁아진 식도를 정상화 해주는 금속망사(스텐트)를 개발, 이미 2백50명 이상의 환자에게 시술한 중앙병원 진단방사선과 송호영교수는 『올해안에 고혈압 환자의 혈관에 투입, 혈전 문제를 해결하는 형상기억합금 스텐트를 임상시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화학연구소 한림대의대 등도 인공장기 개발을 위한 연구를 활발히 벌이고 있다. 〈최수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