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燦鍾(박찬종)후보는 18일 경남지역 유세를 마치고 상경한 뒤부터 평소답지 않게 심리적으로 상당히 불안한 것 같았다. 박후보는 이날 아침까지만 해도 『李會昌(이회창)후보의 금품살포 증거자료는 확실하다. 내일 공개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박후보는 이날 저녁 기자들과 만나 金泳三(김영삼)대통령과 이회창후보를 비난하다가 이후보가 선출되더라도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하는 등 생각이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박후보는 먼저 『이후보가 되면 DJ가 대통령이 된다. 반칙한 사람이 후보가되면 대통령이 될 수 없으며 천심을 얻을 수가 없다』며 이후보를 겨냥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보가 되면 8월에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후보가 탈당할 것』이라며 『이후보가 선출돼 나에게 선거대책본부장을 맡기면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중 누구를 밀면 되겠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배석한 박후보의 핵심측근 朴夢桂(박몽계)미래정경연구소부소장은 박후보를 향해 『빨리 참모회의를 해야 한다』며 말문을 막으려 애썼다. 박후보의 발언내용이 알려지자 캠프사무실에 남아있던 참모들은 『무슨 얘기냐. 자료를 왜 공개하지 않느냐』고 반발했다. 박후보진영은 이날 오전만 해도 문제의 위원장 두 명의 금품수수외에 추가로 포착된 금품살포의혹 관련 증거를 수집하는 등 이날 밤 상황과는 딴판이었다. 박후보의 태도변화를 둘러싸고 모종의 「통보」를 받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이원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