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사태로 원화가치가 연일 하락세를 보이자 외환당국이 외환시장에 달러를 무제한 방출, 원화가치 방어에 나서기로 했다. 19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기아사태이후 환딜러들이 환투기에 나서면서 이달초 달러당 8백87원 수준이던 원―달러환율이 이날 달러당 8백94.9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외환당국은 외환보유고에서 하루 최고 6억달러까지 외환시장에 공급, 원화 환율을 달러당 8백90원선에서 안정시키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국내 외환시장에서 거래되는 달러규모가 하루 30억달러 수준이어서 6억달러 정도 살포하면 환투기세력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외환보유고는 지난 11일 현재 3백45억7천만달러로 적정 보유고 3백억달러를 크게 상회하고 있고 경상 및 자본수지도 흑자를 보이고 있어 당국의 의도대로 달러화를 공급, 원화가치를 방어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 지난 3월 한보사태 후유증을 악용한 환투기가 나타났을 때는 외환보유고가 2백91억달러에 불과, 이를 막지 못해 원화 환율이 불안정했다는 게 재경원의 분석이다. 외환당국은 『특히 동남아 통화위기로 외국투자가들이 아시아권 전체에 대한 투자비중을 줄여나가는 시점에서 기아사태가 터져 원화가치 절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가 외환시장에 적극 개입하지 않을 경우 시장충격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만큼 보유외환을 풀어 환투기세력을 꺾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규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