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신한국당 전당대회를 하루 앞둔 20일 이른바 「李會昌(이회창)대세론」을 싫든 좋든 기정사실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였다.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는 이날 오전 자민련의 고(故)權秀昌(권수창)의원의 국회장에 참석한 뒤 일산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신한국당경선에 대한 측근들의 보고를 받고 「경선이후」의 구상을 정리했다.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는 국회장에 참석했다가 예산 재선거에 출마한 趙鍾奭(조종석)후보를 돕기 위해 현지로 떠났다. 두 김총재 모두 신한국당 경선에서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 이회창후보가 무난히 당선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물론 일부에서는 결선투표에서의 「이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고 있다. 결선투표까지 가면 「반(反)이회창전선」이 뭉쳐 막판뒤집기도 가능하다는 관측이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로 미뤄 이후보의 당선이 확정적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朴燦鍾(박찬종)고문의 금품살포주장도 결과적으로 이후보를 도와주는 「악수(惡手)」가 됐다는 것이 야권의 분석이다. 야당은 그동안 李壽成(이수성)고문과 李仁濟(이인제)경기지사의 선전이 막판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해왔다. 그러나 이고문은 TV토론에서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고 이지사는 초반 인기를 유지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 이 두 사람의 부진이 최대계파인 민주계의 지지를 이끌어내거나 이회창지지세를 저지하는데 실패했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야권은 이회창후보의 대통령후보당선을 전제로 한 대선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그 첫번째 단계는 이후보에 대한 공세의 강화다. 양당은 이날도 이후보 아들의 병역기피의혹 등을 제기하며 「이회창흠집내기」와 신한국당비난에 전력투구했다. 국민회의 朴洪燁(박홍엽)부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에게 실망만 안겨준 신한국당경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든 국가의 장래를 맡기기에는 너무 가볍고 위험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신한국당의 대국민사과를 요구했다. 자민련의 李圭陽(이규양)부대변인은 논평에서 『이후보가 민심을 누르고 「당심(黨心)」과 「대심(代心·대의원들의 마음)」을 통해 선두를 유지한 것은 금품살포설 괴문서유포설 관직입도선매설 16대공천입도선매설 살생부작성설 줄세우기설 등 온갖 설의 중심에 선 것이 주효한 모양』이라고 비아냥댔다. 양당은 이와함께 신한국당전당대회 이후 당분간 경선에서 패배한 주자중 일부가 이탈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실제로 탈당자가 나올 확률은 극히 적다고 보고 있다. 〈최영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