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학생회(회장 李碩炯·이석형·26·고고미술사4년)가 한총련의 친북 통일운동 노선을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나선 가운데 재야 및 사회단체는 올해 8.15 기념행사에서 한총련과 범민련을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23일 임시운영위원회를 열어 『한총련의 상위기구인 범청학련은 북한의 접근법에 따라 만들어져 북의 정치외교적 행보를 옹호하는 도구로 이용돼 왔다』면서 『남북 현실에 대해 객관적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범청학련은 자진해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학생회는 한총련측에 다음달 13일부터 열릴 예정인 범민족대회 개최를 포기하고 학생운동 개혁을 위한 비상대책기구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총학생회는 이같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다음주부터 비상 대의원대회 소집을 위한 서명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총학생회는 한총련 지도부가 개혁의지를 보이지 않을 경우 한총련 불신임 투표를 통해 사실상의 탈퇴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학생운동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대총학생회의 이같은 움직임과 관련, 검찰이 정한 한총련 탈퇴시한을 1주일 앞두고 22일 서울대 간호대 학생회장 백모씨(20·여·간호학3년)가 학교측에 한총련 탈퇴서를 제출했다. 한편 전국연합 민주노총 등 30개 재야 사회단체들은 올 「8.15 평화통일민족대회」를 한총련이나 범민련측이 계획하는 범민족대회와 별도로 치르기로 했다. 이들 재야 사회단체 관계자들은 22일 대표자회의를 열고 지난해까지 폭력으로 얼룩진 8.15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속에 치르기 위해 한총련과 범민련을 이 행사에서 제외시키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동근·정위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