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출범예정인 여자프로농구가 잇따른 난제로 위기를 맞고 있다. 프로에 동참하기로 했던 일부 팀이 대열에서 이탈해 아마잔류를 선언하는가 하면 프로화를 위한 첫 공식모임마저 무기연기되는 등 올시즌 출범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는 것. 프로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23일 처음으로 각팀 단장이 모인 가운데 열기로 했던 설립위원회를 이달말 또는 8월초 이후로 무기연기했다. 이사회 연기의 표면적 이유는 최현열 대한농구협회장의 외유지만 이사회 직전인 22일 코오롱이 WKBL측에 프로불참의사를 공식통보한 것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 WKBL의 회원사로 당초 프로참가의사를 밝혔던 코오롱은 22일 프로리그의 성공가능성이 희박한 점과 과다한 비용문제 등을 들어 불참의사를 WKBL에 공식통보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여자농구 최고명문구단인 태평양이 팀매각과 아마잔류를 선언한데 이어 코오롱마저 다른 길을 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함으로써 프로참가팀은 기존의 7개에서 5개로 줄어들었다. 이 경우 프로화를 강행한다 하더라도 참가팀이 적어 선수들에게 무리가 따를 뿐 아니라 경기자체의 흥미가 줄어들어 관중동원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지적. 더구나 이 두팀의 태도변화에 자극을 받은 다른 팀들이 아마잔류를 검토하는 등 동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칫하면 프로가 태동하기도 전에 와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프로화일정이 당초 예정보다 늦어지는 점도 불안요인중 하나. 당초 지난 6월중 법인등록을 목표로 했다가 7월로 연기됐던 일정은 다시 늦춰져 빨라도 8월중에야 가능할 전망이고 이럴 경우 「10월 리그출범」이라는 시간표는 차질을 빚을 게 뻔하다. WKBL은 기존 팀들의 동요를 막기 위해 프로가입비를 종전의 3억∼5억원에서 1억∼2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성과는 불투명한 실정. 이 때문에 흥행성공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에서 계획된 일정마저 제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프로화 자체가 물건너가는 것이 아니냐는 어두운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이 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