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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에 나타난 공직자들…『문민 끝났는데』 實名 부킹

입력 | 1997-07-23 20:10:00


공직자 골프금지 조치에 슬슬 구멍이 뚫리고 있다. 신한국당의 李會昌(이회창) 대통령후보 선출을 전후해 金泳三(김영삼)정부 출범이후 4년반동안 골프장 금족령에 묶였던 공직자들의 골프 재개 움직임이 눈에 띄고 있다. 당초 김대통령의 임기가 끝나고 맞는 첫 휴일인 내년 3월1일부터 다시 벌어질 것으로 예상돼온 「부킹(골프장예약)대란」도 부쩍 앞당겨져 다음달부터는 본격적인 부킹전쟁이 벌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경기도내 한 골프장 관계자는 『지난 6월부터 검찰 도청 등 공무원들의 출장이 자주 눈에 띄어 시절이 바뀌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며 『그동안 일부 공무원들은 가명 차명으로 몰래 쳤는데 지난주에는 모 검사가 실명으로 예약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골프광이었던 정부 모부처 국장도 『지난 4년반동안 골프 얘기는 아예 입에 올리지도 않았는데 지난주 동료 공무원으로부터 오는 27일 함께 필드에 나가자는 제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여당 대선주자가 결정돼 대관(對官)로비 인맥도 새로 만들어야 하는만큼 공무원들에게 골프회동 제의를 시작할 생각이다. 오는 일요일 예약은 벌써 끝나 다음주로 날을 잡았다』(대기업의 한 임원). 공직자 골프해금 분위기에 골프장 업주들은 비상이 걸렸다. 모 골프장 임원은 『일요일의 경우 예약접수에 2시간가량 걸리는데 오는 27일 부킹은 1시간만에 끝났다』며 『금족령으로 공무원 골프가 위축된 게 사실이었는데 요즘같은 분위기로는 이미 해금됐다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앙과 지방 할 것없이 각 관공서의 부킹 부탁을 안 들어주면 애로가 많았던 과거로 되돌아가게 돼 회원관리가 더욱 어렵게 됐다』며 벌써부터 걱정을 했다. 〈허문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