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프로야구의 특징중 하나는 하위권 팀들의 시즌 도중 트레이드를 통한 분위기 일신. 트레이드가 성사된 뒤 한달 가량 지난 지금 그 효과는 일단 만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례는 삼성의 김종훈(25)과 현대 김광림(36). 이들은 요즘 팀에서 「넝쿨째 굴러온 보물」로 떠받들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롯데를 떠난 김종훈은 「물만난 고기」처럼 펄펄 날고 있다. 대타 대주자 전문이던 그는 좌익수 신동주가 부상으로 빠진 지난 18일부터 LG전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날 3타수 1안타로 포문을 연 그는 20일까지 3일간 12타수 6안타(타율 0.500)의 맹타를 휘둘렀다. 최근 5경기의 타율은 0.471로 「방망이 군단」 삼성의 5번타자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김종훈은 타격할 때 자연스러운 중심이동과 뛰어난 선구안으로 어떤 구질의 공도 쳐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으며 빠른 발을 이용한 도루와 외야수비도 일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5년 타율 0.337로 수위타자에 올랐던 김광림. 나이도 먹은데다 신예 조원우의 활약에 가려 올해 초반 쌍방울 벤치를 지키는 시간만 늘었다. 그러나 지난달 8일 왼손타자 부재로 허덕이던 현대로 이적한 뒤 「제2의 야구인생」을 맞고 있다. 현대에서 2번타자로 모든 경기에 출장하며 「찬스 메이커」로 자리잡은 것. 김광림이 출루하면 뒤를 잇는 박재홍과 이숭용이 득점으로 연결, 김재박감독은 작전을 펼치기가 훨씬 쉬워졌다. 그는 스윙의 속도가 빨라 빨랫줄 타구를 날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22일 현재 타율 0.346으로 규정타석만 채우면 당장 타격 상위권에 오를 수 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