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는 지난 21일 전당대회에서 당선 꽃다발을 받은 뒤 다른 후보들을 일일이 껴안았다. 평소 딱딱하고 무뚝뚝해 보이는 그로서는 「파격적인」 행동이어서 다소 어색하게 보였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이대표는 지금 다급하다. 빨리 경선이 남긴 앙금을 씻고 당의 전열을 정비, 대선 등정(登頂)을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대표는 23일 李漢東(이한동) 李壽成(이수성)고문과 만났다. 이수성고문과는 아침식사를 함께 했고 이한동고문과는 오전에 국회 대표위원실에서 만났다. 또 일찍이 경선을 포기, 외유길에 올랐던 李洪九(이홍구)고문과는 裵渡(배도)효성그룹고문 董勳(동훈)통일원고문 등 경기고 동문 친구들과 점심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만났다. 이대표는 이번주 내에 李仁濟(이인제)경기도지사 金德龍(김덕룡)의원 朴燦鍾(박찬종)고문 崔秉烈(최병렬)의원과도 모두 만날 계획이다. 이대표측은 우선 이홍구고문과 이지사 김의원 최의원 등은 적극 협력할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이한동 이수성 박찬종고문에 대해서는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특히 경선과정에서 감정이 많이 상한 이수성 박찬종고문에게는 조심스럽기 짝이 없다. 이, 박고문은 둘다 영남권 후보여서 함께 등을 돌릴 경우 대선가도에 타격이 없을 수 없다. 이대표는 이날 이한동 이수성고문에게 구체적인 자리는 약속하지 않았으나 대선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자신이 집권할 경우 지론대로 「권력적 역할분담」을 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 이대표는 또 다른 경선후보들과 각 진영의 「인재」들을 당과 선거대책위에 중용하는 「대탕평(大蕩平)」을 실천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