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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생각하며]박기석/창의력이 세상을 바꾼다

입력 | 1997-07-23 20:10:00


얼마전 중국을 다녀왔다. 함께 간 중소기업인들과 대련(大連) 청도(靑島) 등 지방도시 5곳을 둘러 보았다. 이번 출장에서 성장(省長) 시장 당서기 등 고급관리들의 국가발전을 위한 헌신적인 자세에 큰 감명을 받았다. 자기 성이나 도시에 외국기업의 투자유치를 위해 이들 고급관리들은 몇시간씩 기다리거나 꼭두새벽부터 호텔로 찾아오는 등 권위나 격식을 벗어 던지고 누구보다 더 열심히 뛰고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점이 많았다. 「경제공룡」중국이 맹렬한 기세로 뛰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 바꿔야할 정책 우선순위 ▼ 지금 우리 경제는 모두들 어렵다고 한다. 대기업도 그렇지만 중소기업은 더 어려운 실정이다. 경공업 등 노동집약적 제조업은 이제 중국과 동남아 국가 등에 거의 자리를 내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년 앞으로 다가온 21세기는 첨단문화시대 정보통신시대 지식산업시대가 될 것이라는데 이론이 없다. 하지만 국가운명이 걸린 이들 미래 산업분야에서 우리 중소기업이 처한 환경은 열악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문화 정보 지식 기술산업의 핵심은 창의력이란 점에서 중소기업에 오히려 희망이 있다. 땅은 비좁고 자원은 없지만 인구는 많고 교육열이 높은 우리로선 승부를 걸어야 할 분야가 바로 창의력 사업이다. 자본 인력 등 거의 모든면에서 대기업과 상대가 되지 않는 중소기업들은 장치산업에서는 대기업과 경쟁할 수 없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영상 디자인 등 창의력으로 승부가 결정나는 분야는 중소기업이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스필버그 감독이 「쥬라기공원」 영화 한편을 제작, 세계영화시장에 수출해 번돈이 우리나라 자동차업계가 한해 동안 수출해 번돈보다 많다는 얘기를 기억하고 있다. 그만큼 소프트웨어산업은 창의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세계에서 머리좋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인 우리민족, 그런데 왜 창의력은 발휘되지 않는 것일까. 암기위주의 주입식 교육, 박물관 과학관 등 창의력 공간의 절대부족, 학연 지연 등 연줄 우선의 사회구조로는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창의력을 기대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선후진국을 막론하고 앞서가는 미래산업의 경우 정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 초고속 정보통신정책의 팀장을 앨 고어부통령이 맡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 크다. 암기위주 교육과 고질적인 사회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하루 아침에 힘들다. ▼10년후를 내다보자 ▼ 그러나 정부의 정책 우선순위를 바꾸는 것은 당국자의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풉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