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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걱정스러운 대졸 취업난

입력 | 1997-07-23 20:10:00


고용불안이 구조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황과 대규모 연쇄부도 속에 재벌그룹 등이 신규채용규모를 줄이고 있어 올가을 대졸자 취업난이 최악의 상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도퇴직 중년실업에 겹친 젊은이들의 초년실업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취업전문기관에 따르면 올 하반기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졸업 인력은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32만명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30대 재벌그룹 가운데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의 그룹들이 신규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최고 30% 줄여잡고 있다. 기아와 진로 등은 신규채용은 커녕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하고 금융계와 공기업들도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상태다. 인생을 막 출발하는 젊은이들의 취업실패는 중년층의 중도실업이나 노년실업과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낳는다. 초년기 취업실패는 우리의 젊은 세대를 좌절과 무력감에 빠뜨리기 쉽다. 그렇게 자신감을 잃어가는 젊은이들이 두꺼운 층을 이룬다면 우리 다음세대의 사회정신이 건강과 활력을 지닐 리 없다. 젊은이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은 사회정책 차원에서 등한히 할 수 없는 과제다. 그러나 문제의 심각성은 대졸자의 취업난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그칠 상황이 아니라는 데 있다. 개방과 국제화시대를 맞아 우리 경제는 부단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산업구조가 기술집약 자본집약형으로 바뀌어 가는데 따라 인력수요가 줄어드는 측면도 있다. 그럼에도 고용력이 타산업에 비해 큰 제조업의 비중이 25%로 줄어들고 있다. 이런 추세를 되돌려 놓지 않고는 고용안정과 대졸자 흡수가 갈수록 어려워진다. 국내에 투자가 유치되고 무엇보다 제조업이 다시 활기를 찾도록 행정 세제 금융 노사관계 등에 걸친 종합대책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