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수돗물값이 오는 10월 사용분부터 크게 오른다. 평균 인상률은 9.9%, 이 가운데 가정용은 18.5%, 영업용은 1.0∼2.6%, 공공용은 21.8%가 오르는 것으로 돼 있다. 현재 수도요금이 생산원가의 73.7% 수준이어서 35.7% 이상의 인상요인을 안고 있으나 다른 물가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인상폭을 최대한 낮추었다는 것이 서울시의 주장이다. 수도료 대폭 인상과 관련한 서울시의 「장황한」 설명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서울 수돗물값이 국내외 다른 도시에 비해 엄청나게 싸기 때문에 이를 현실화함으로써 절수를 유도하고 이용계층별 수도료 부담의 적정화를 꾀하려 했다고 강변한다. 한마디로 어안이 벙벙해진다. 그 이유는 이렇다. 첫째, 일반 서민에게 큰 부담을 주는 요금조정체계다. 가정용과 영업용 및 공공용의 평균단가가 다르고 가정용도 사용량에 따라 단가가 다르기는 하다. 그러나 월 사용량 20t 이하의 일반서민 가정의 인상률은 45.1∼57.9%나 되는데 비해 월 50t 이상을 쓰는 가정은 13%가 오를 뿐이다. 수돗물을 많이 쓰면 부담을 높여 낭비를 막겠다는 취지가 무색하다. 둘째, 무지막지한 인상률이다. 현재 수돗물값이 생산원가보다 낮아 매년 막대한 결손이 발생하고 있다 해도 한꺼번에 가정용 수돗물값을 최고 57.9%나 올린 것은 서민생활의 안정 따위는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마구잡이로 올린 지방공공요금이 물가앙등의 주범이었음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셋째, 공기업으로서의 경영합리화는 뒷전으로 미룬 채 요금인상요인을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떠넘기겠다는 발상이다. 경영구조 개선이나 업무효율화를 통한 원가절감 노력은 팽개쳐둔 채 상수도사업의 비효율성을 요금인상으로 덮어가려 해서는 안된다. 서울시는 수돗물값 요금조정체계와 인상폭을 전면 재검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