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추락하던 현대가 비상의 날개를 폈다. 지난주 갈길 바쁜 4위팀 OB와 4연승의 상승세 롯데를 맞아 5승1패를 거두며 꺼져가던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을 되살린 것. 현대는 지난 20일까지 한경기 평균 득점 4.05점에 실점 4.67점으로 「되로 얻고 말로 주는」 야구를 했다. 그러나 지난주 6경기에서는 4.17점을 뽑고 2.33점만 내줘 공수에 걸쳐 안정된 전력을 과시했다. 상승세에 불을 지핀 주인공은 주포 박재홍 이숭용과 에이스 정민태. 중심타선의 부활로 득점력이 올라가고 타선의 지원으로 투수들이 훨씬 쉽게 공을 던질 수 있게 된 것. 「괴물」 박재홍은 허리부상으로 5월20일부터 40여일간 벤치만 지키며 팀의 추락을 지켜봐야 했다. 그러나 지난달 27일 복귀한 이후 분풀이를 하듯 11경기 연속안타를 쳤다. 그는 트레이드 마크인 홈런포도 지난 23일 OB전에서 다시 가동했다. 홈런 13개로 28일 현재 6위. 최근 5경기에서 0.474의 타율을 기록, 타율도 0.324로 끌어올렸다. 규정타석만 채우면 타격 7위에 오르는 것은 시간문제. 득점 기회에 유독 강한 이숭용. 그는 올해 타격시 오른발을 몸쪽으로 잡아당기는 「이치로식 타격폼」으로 바꿨다가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그러나 서서히 새 타격폼에 적응하며 최근 5경기에서 타율 0.438,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통산 타율도 0.315로 데뷔 4년만에 3할 타자에 도전한다. 정민태는 시즌 개막전 빼어난 투구내용과 구질로 20승을 올릴 투수로 꼽혔다. 그러나 잘 던지고도 타선이 침묵하는 바람에 개막전에서 승리한 뒤 내리 5연패를 당하는 등 불운이 겹쳤다. 하지만 지난주 두경기에선 17이닝 동안 2점만 허용, 방어율 0.58을 기록했다. 또 8승을 거둬 2년 연속 10승대 투수도 눈앞에 두고 있다. 〈김호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