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밤 10시 아세안 확대외무장관회담(ASEAN PMC) 회담장인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 선웨이라군호텔 대연회장에서는 특이한 행사가 벌어졌다. 「한낮의 외교전」을 끝낸 21개국 외교관 6백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장기자랑대회」를 벌인 것. 이날 대상감은 단연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국무장관. 그녀는 「에비타」라는 뮤지컬과 영화로 널리 알려진 아르헨티나의 전대통령부인 에바 페론을 연상시키는 복장을 하고 나와 「나를 위해 울지말아요, 아르헨티나」를 개사한 「나를 위해 울지 말아요, 아세안」을 불렀다. 올브라이트는 특히 「아세안이여, 나는 결코 당신곁을 떠나지 않겠어요」 「프리마코프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확장을 걱정말아요」등의 가사로 청중들을 열광시켰다. 러시아 수병(水兵)복장을 한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러시아외무장관은 「러시아는 가난하지만 점점 세련돼가고 있어요」라는 내용의 노래를 불렀고 錢其琛(전기침)중국외교부장은 30여명의 외교관들과 함께 무대를 가득 메워 「장기자랑마저 인해전술로 한다」는 촌평을 들었다. 단체부문에서는 한국이 인기를 독차지했다. 李揆亨(이규형)외무부대변인 등 11명은 「KOREA ASEAN」이라고 새긴 하얀 티셔츠를 입고 나와 「꿍따리 샤바라」에 맞춰 춤을 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柳宗夏(유종하)외무장관은 각국 지도자들의 연설을 개작한 「공처가 시리즈」조크를 준비했으나 마이크시설 미비로 포기했다. 〈콸라룸푸르〓문 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