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연세대 한총련사태로 구속돼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던 H대 2학년 김모군은 봉사활동을 마친뒤 쓴 소감문에서 『편견과 아집에서 벗어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총련 간부였던 지방 M대 총학생회장 문모군도 『25년의 인생중 이번 사회봉사가 가장 의미 있고 보람된 삶의 경험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들이 법원에서 사회봉사명령을 받고 봉사활동을 한 곳은 상이군경 복지회관 목욕탕. 이들의 시각으로 볼때 「제국주의 전쟁」인 월남전 등에 「미국의 용병」으로 참전했다가 부상한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곳이었다. 이곳에서 팔이나 다리가 없는 상이용사들을 위해 때밀이와 외출보조원으로 주로 일했다. 법무부는 서로에 대한 선입견으로 학생들이 무슨 「일」이나 저지르지 않을까 걱정되어 처음에는 항상 감시원을 뒀다. 그러나 이들이 1백∼2백시간의 사회봉사활동을 마칠 무렵에는 진심으로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는 소감문을 쓸 정도로 변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 게다가 연세대사태로 구속됐다가 사회봉사명령을 받았던 한총련 학생 48명중 올해 한양대 한총련사태에 참가한 사람이 한명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사회봉사명령의 효과를 다시 검증했다는 것. 법무부가 29일 발표한 「사회봉사명령 시행 6개월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회봉사명령을 선고받은 5천1백50명의 재범률은 2.5%로 일반 보호관찰대상자의 7.1%에 비해 3배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96년말 현재 수감자의 57.2%가 재범자인 것과 비교하면 재범률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법무부는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같은 높은 효과는 범죄의 성격에 따라 다양한 봉사활동을 맡기는 사회봉사명령 프로그램 덕분이라고 말했다. 즉 △주부도박이나 간통 등 가정을 멀리한 사람에겐 주로 양로원이나 고아원 △사기는 자원재생공사의 일이나 고속도로청소 등 3D직종 △청소년은 하천정리 휴지줍기 등을 시키고 있다. 법무부는 앞으로 교내폭력 학생들에 대해서도 전원 사회봉사명령을 내리도록 법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조원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