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휴가가긴 다 틀렸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개각시기가 8월초로 예상되자 중앙부처 일부 공무원들이 너도나도 쏟아놓은 볼멘소리들이다. 이들은 당초 6월초에 열릴 예정이던 임시국회가 한달이나 늦어지자 휴가일정을 임시국회가 끝나는 8월초 이후로 미뤘다. 그러나 이번에는 개각일정이 8월초로 잡히자 휴가를 다시 늦추거나 아예 포기해야할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장관이 바뀌면 차관 이하 실국장들이 업무현황 브리핑 때문에 휴가를 갈 수 없고, 따라서 과장 이하 공무원들이 이 시기의 휴가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8월18일부터 23일까지 실시되는 을지훈련도 복병이다. 올해 을지훈련은 黃長燁(황장엽)씨 망명의 여파로 어느 때보다도 강도높게 실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공무원들은 정위치에서 비상훈련에 임해야 한다. 휴가가 통제됨은 물론이다. 특히 방학기간 중 초등학교 자녀들과 휴가를 함께 떠나기로 약속했던 공무원 가장(家長)들이 가장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임시국회기간 내내 밤늦게까지 일했던 총리실의 한 사무관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휴가를 못가게 되면 초등학교 다니는 어린애들 볼 면목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총무처의 한 국장은 『높은 사람들은 다 휴가 다녀오면서 애매한 공무원들만 휴가도 못가게 막는다』며 휴가철을 피해 개각하는 것이 돈들이지 않고 공무원사기를 높여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윤정국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