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을 앓고 있는 고교생이 야구선수인 동생의 골수기증과 고향 시민들의 도움으로 어렵게 수술을 마쳤으나 수술 후 혈액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다시 사경을 헤매고 있다. 강원 속초시 동광농고 1학년 金根鍾(김근종·16)군은 지난 4월 학교에서 농기계 실습 중 숨이 차고 어지러움을 느껴 병원으로 갔다. 병원에서는 백혈병이라며 서울의 큰 병원으로 가보라고 했다. 그러나 그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오징어잡이 배를 타는 아버지와 파출부 일을 하는 어머니의 빠듯한 수입으로는 병원비를 감당할 수 없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동광농고 학우와 속초시민들이 모금을 시작, 1천여만원을 모았다. 학교 야구선수인 동생 根爀(근혁·13·설악중 1년)군은 야구대회 출전을 포기하면서 형에게 골수를 기증하겠다고 했다. 김군은 이달초 고향을 떠나 난생 처음 서울로 와 서울중앙병원에 입원, 지난 11일 골수이식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김군은 그러나 고향으로 돌아갈 수가 없었다. 수술 후 회복에 필요한 혈액(혈소판)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했기 때문. 혈액형이 A형인 김군은 같은 혈액을 가진 사람들로부터 매일 한 두차례 20일동안 헌혈을 받으면 건강한 모습으로 귀향할 수 있으나 친지가 없는 서울에서 헌혈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김군의 어머니 南正玉(남정옥·41)씨는 『아들에게 도움을 줄 사람은 없느냐』며 애를태우고있다.0342―45―9671 〈이수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