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李會昌(이회창)대표는 30일 연일 계속되는 야당의 「이회창때리기」에 처음으로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대표는 이날 오전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자식들 문제라서 가급적 얘기를 안하려고 했다. 다른 데서도 얼마든지 따질 수 있는 사안인데 왜 국회에서 저런 식으로까지 몰고 가느냐』며 화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대표는 『야당이 「이회창파일」을 준비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런 식으로 꾸며내면 우리도 몇권이고 만들 수 있지만 참는다』며 한일자로 입을 다물었다. 이대표는 지금까지 야당공세에 직접 대응하지 않고 측근이나 당직자, 또는 정부를 통해 「대리전」을 벌여 왔다. 이날 이대표가 직접 야당을 공격한 것은 그만큼 이대표진영내의 위기감이 범람수위까지 차올랐음을 엿보게 해주는 대목이다. 벌써부터 이대표측은 야당이 아들의 병역문제 외에 △이대표 부친의 사상문제 △이대표 자신의 법조 시절 판결 내용 △감사원장 시절의 감사 내용 등을 상세히 캐고 다닌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해 놓았다. 그러나 이는 다분히 수세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국민회의 金大中(김대중)총재와 자민련 金鍾泌(김종필)총재의 약점을 잡아 맞불을 놓는 것도 쉽지 않다. 두 김총재가 수십년 동안 반공개된 정치생활을 하다보니 꼬투리잡을 만한 일들은 이미 걸러진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이대표측은 야당의 파상공세에 일일이 「잽」으로 맞서기 보다는 일거에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KO 펀치」를 찾고 있는 눈치다. 〈박제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