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은 지난 29일 許大梵(허대범)의원의 국회 본회의 5분 발언과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의 「병역문제」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요약하면 『김총재가 한국전쟁 당시 근무했다는 「해상방위대」는 해군본부 역사문헌에도 나오지 않는 유령조직』이라는 것이다. 해군소장출신인 허의원은 『본 의원은 36년간 해군에 근무해 누구보다 해군조직을 잘 안다』며 『해군본부 전사편찬실에 문의한 결과 「해상방위대」라는 정식부대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허의원의 「자신감」은 금방 무색해졌다. 국민회의의 千容宅(천용택)의원이 국방부 산하 국방연구소가 편찬한 「한국전쟁」 95년판을 들이밀었기 때문이다. 이 책자 97페이지의 「후방경계부대 방어계획」에는 분명히 「해군본부의 해안선 방어계획에 의거, 해군지휘하에 특별경찰대 해안청년방위대로서 감시 및 경비한다」고 기술돼있다. 김총재측이 말하는 해상방위대는 바로 「해안청년방위대」를 뜻하는 것이었다. 신한국당이 느닷없이 「김총재는 유령부대 근무자」라는 주장을 들고나온 것은 두말할 필요없이 李會昌(이회창)대표 두 아들의 병역면제의혹 제기에 「맞불」을 놓자는 의도임이 분명했다. 「병역면제」 의혹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보다 되든 안되든 상대방의 약점을 들추어 입을 막아보자는 우회전략으로도 보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칠순을 넘긴 야당총재의 병역문제까지 들고나와 「소극(笑劇)」을 벌이는 이유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론 야당의 공세 역시 진상규명보다는 「흠집내기」 전략의 성격이 짙다. 3월초에 제보받은 의혹을 이대표가 신한국당 후보로 결정된 직후 마치 「기다렸다는 듯」 정색을 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전략」이 아니라 「진실」이다. 무조건 공격을 퍼붓고 보자는 식의 발상으로는 아무 공감도 승기(勝機)도 얻을 수 없다. 의혹만 증폭될 뿐이다. 김창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