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간 치열한 경쟁의 와중에 지방 백화점은 특히 불안하다. 대규모 자금력과 노하우를 앞세운 서울 대형점포들의 「남하」와 외국 업체들의 「공습」에 맞설 「수성(守城)대책」 마련에 마음 편할 날이 없다. 특히 뜨거운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는 곳이 대전지역. 그러나 이곳의 오랜 「패자」인 동양백화점 吳京燮(오경섭)사장은 『대전지역 맹주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한다. 3호점인 둔산점을 다음달 개장하는 것도 한판 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각오의 표현이다. 「타임 월드」로 명명된 둔산점은 건축 연면적 4만여평중 단일매장 면적이 2만평으로 전국 최대 규모의 매머드 백화점. 『둔산지역은 시장 전망이 매우 밝은 곳입니다. 신시가지가 개발되고 있고 정부 제3청사도 곧 들어설 예정입니다』 둔산점은 둔산 지역 시장만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물밀듯이 밀려오는 외지점포와의 결전에 대비한 「기선 잡기」랄 수 있다. 동양은 지난 80년 1호점을 개점한 이후 이 지역에서 사실상 독주체제를 유지해왔다. 그러던 것이 1,2년 전부터 「평화」가 깨지기 시작했다. 프랑스 자본인 까르푸의 둔산 상륙을 시작으로 올해와 내년 사이 네덜란드계 마크로와 신세계의 프라이스클럽 등 대형 할인점이 각각 개점을 앞두고 있다. 롯데 한화 뉴코아 등 서울의 대형점포들도 곧 진출할 태세다. 줄곧 65% 정도 됐던 동양의 점유율은 어느새 50% 안팎으로 떨어졌다. 동양은 물러서지 않고 정면승부에 나섰다. 다점포 출점전략으로 맞불작전에 들어간 것.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니까요. 지방 백화점이 갖고 있는 강점을 잘 살린다면 얼마든지 이겨나갈 수 있습니다』 오사장은 그 강점을 「지역 밀착형」 운영이라고 본다. 장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민 곁으로 다가가 애향심을 자극해야 한다는 것. 『우리 백화점의 모든 직원은 이 지역 학교 출신입니다. 지역민을 위한 장학 문화사업을 활발히 펼쳐 왔기 때문에 지역기반이 아주 탄탄하죠』 애향심에 기대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우리도 변해야죠. 둔산점은 백화점과 할인매장 카테고리 킬러 등이 복합된 매장으로 꾸며 할인점 등에 맞설 계획입니다. 앞으로 20개의 점포를 충청권에 잇달아 개점, 지방 백화점의 자존심을 지켜나갈 겁니다』 〈대전〓이명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