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복숭아는 한때 안양 포도, 수원 딸기와 함께 경기도의 명품 과일로 알려졌다. 지난 70년대 중반까지 부천의 봄은 온통 복숭아 꽃과 향기로 가득 차 주민들은 이곳을 「복사골」이라 불렀다. 부천의 개량종 복숭아는 20세기초 인척역장을 지낸 일본인 다케하라가 처음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합방으로 현해탄을 건너온 많은 일본인들은 물이 잘 빠지는 남향의 완경사지대가 많은 이곳에 묘목을 대량으로 심기 시작했다. 재배면적이 크게 늘면서 부천 복숭아는 1925년경부터 명성을 날리기 시작한다. 일본인들이 식량증산의 하나로 복숭아 재배에 주력한 것도 복숭아밭이 많아진 원인이었다. 부천 복숭아는 경인로와 경인선을 통해 서울 평양 신의주는 물론 만주의 안동 봉천까지 팔려나가 구포의 배, 대구 사과와 함께 전국 3대 과일로 손꼽혔다. 1930년대 기록에 따르면 경작면적 45만평에서 매년 30만관(1천1백25t)을 생산했고 70년대초까지 전성기를 누렸다. 이곳의 복숭아밭은 70년대 중반 산업화와 도시화가 시작되면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공장이 들어서고 인구가 늘면서 복숭아밭은 공장터나 주거지로 바뀌었다. 부천시는 매년 여는 시민축제 이름을 「복사골 예술제」로 해 복숭아꽃 옛 추억을 되살린다. 시 관계자는 『복숭아는 귀신을 쫓고 불로장생을 상징하는 귀한 과일』이라며 『「복사꽃 거리」를 조성하는 등 부천시를 복사꽃이 만발한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부천〓이헌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