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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수이식 통한 유방암 치료 91년이후 70여건 성공

입력 | 1997-08-04 20:34:00


재발했거나 전이한 유방암의 치료에 조혈모세포이식을 이용한 화학요법이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시술되고 있다. 조혈모세포란 골수에서 피 세포를 만드는 일종의 「어머니」 세포. 이 치료법은 환자의 조혈모세포를 미리 뽑아두었다가 항암제 치료 후 환자에게 다시 주입, 파괴된 골수를 회생시키는 방법이다. 백혈병 치료를 위한 골수이식에서 발전한 이 치료법은 암치료에 효과가 좋아 유방암에 적용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영동세브란스병원(이희대 양창현교수)과 원자력병원(강윤구 혈액종양내과과장)은 각각 임파절에 암이 전이된 환자와 재발성 유방암 환자에게 같은 방법을 적용해 치료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91년 서울 여의도 성모병원에서 골수이식을 통한 유방암치료를 처음 시도했다. 이후 여의도 성모병원(이종욱교수) 수원 아주대병원(김효철교수) 서울중앙병원(김상희교수) 삼성서울병원(윤성수교수) 부평 성모자애병원(문한림교수) 등에서 지금까지 70여건의 조혈모세포이식을 이용한 치료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에서는 89년부터 95년까지 6천명 정도가 이 치료를 받았다. 가톨릭의대 성모자애병원 문한림교수(032―510―5681)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한 결과 표준항암요법을 썼을 때 환자가 2.5년간 재발 없이 생존하는 비율이 38∼52%인데 비해 고용량 화학요법을 썼을 때는 72%로 보고돼 시술사례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다』고 밝혔다. 치료 대상은 전체 유방암환자의 반수 정도로 대부분 암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 △2기(암 크기 2∼5㎝)이상이면서 겨드랑이 임파절에 전이된 암 개수가 10개 이상일 때 △암 크기가 5㎝ 이상이거나 말기암 △재발하거나 전이된 경우에서 항암제 반응이 좋은 경우 등이다. 치료방법은 먼저 채집기를 이용해 환자의 말초혈액에서 2백∼3백㏄의 조혈모세포를 뽑아 냉동 보존한다. 그런 다음 3가지의 항암제를 복합, 표준용량보다 5∼10배 많은 양을 집중 투입해 암세포를 제거한다. 암세포가 파괴된 후 항암제가 몸 밖으로 배출되면 냉동 보존한 조혈모세포를 정맥에 주사한다. 고용량의 항암제를 쓰기 때문에 치료 도중에 일부 부작용도 따를 수 있다. 아주대 김효철교수(혈액종양내과 0331―219―5990)는 『골수파괴로 인해 급성 감염증과 출혈이 나타날 수 있으나 치료관련 사망률이 최근에는 3% 내외로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환자 입장에서는 특히 치료비가 2천만원 이상 든다는 게 문제. 서울중앙병원 김상희과장(혈액종양내과 02―224―3211)은 『기존 화학요법보다 2배 이상의 효과가 있는 만큼 의료보험 적용을 서둘러 많은 환자에게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