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한전사장(右)
4일 북한의 경수로 건설예정지 신포 금호지구와 남한간 통신서비스가 개통된 것은 민간차원에서 최초로 이뤄지는 남북간 직통전화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경수로 공사현장과 남한을 잇는 직접 통신망은 금호지구와 경수로 건설의 주계약자인 한국전력간에 개통된 직통 전용회선(총 8회선)과 민간인들까지 사용할 수 있는 국제전화(IDD)등 두가지다. 이날 개통된 북한의 경수로공사 현장과 남한간 통신선로의 중간과정은 남북분단의 상처를 반영하듯 복잡하게 얽혀 있다. 직통회선은 중간의 일본 도쿄(東京) 위성기지국을 통해 남북한 통신망으로 연결돼 있다. 1단계로 전화회선은 신포 금호지구 건설현장에서 평양의 위성기지국을 거쳐 북한이 임차하고 있는 인텔새트(INTELSAT) 위성통신을 통해 일본의 위성기지국까지 이어져 있다. 통신회선은 이어 현해탄에 깔린 「해저 광(光)케이블」을 통해 일본에서 부산으로 이어진 뒤 광케이블로 서울의 한전 본사까지 연결돼 있다. 결국 서울과 북한 신포에 위치한 한전 공사현장까지는 직선거리로 4백여㎞에 불과하지만 중간에 몇단계를 거치게 되므로 총 7만3천㎞의 통신망을 이용하게 되는 셈이다. 이 통신회선은 중간과정을 거치지만 남북간 통화는 다른 국제전화와 차이없이 빠른 속도로 이뤄진다. 특히 이번 금호지구와 한전간 통신망은 별도로 전화번호를 누를 필요없이 전화기만 들면 곧바로 북측 공사현장이 나오는 전용회선이다. 한국통신이 지난달 26일 실무작업팀을 파견, 수차례 시험통화를 해 본 결과 특별한 이상이 없어 통신망 이용은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경수로기획단측은 밝혔다. 한편 IDD는 부지착공 공사가 완료되거나 공사착공 후 14개월이 되는 시점중에서 먼저 이뤄지는 쪽에 맞추어 개설키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북한이 이미 합의한 바 있다. 또한 부지착공 이후 24개월이 지나면 KEDO는 독자적으로 위성통신을 사용할 수 있어 99년 중반이면 회선부족에 따른 통신상의 불편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연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