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주익의 영웅」 황영조(27)가 카레이서로 변신했다. 지난 3일 용인 에버랜드 자동차 전용경기장인 스피드웨이. 황영조는 자신의 검정색 뉴그랜저를 타고 2.125㎞의 코스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10개의 포스트가 설치된 주행코스에서 시험관들이 흔드는 빨강 노랑 흰색의 깃발을 한번이라도 놓치면 낙방. 이는 주행능력과 규정준수 여부를 테스트하는 것. 이날 오전 2시간의 이론교육을 거쳐 필기시험에서 80점을 받아 첫 관문을 통과한 황영조는 2차시험에서도 무난히 합격했다. 응시자 13명 가운데 최종합격자는 7명. 『보기엔 쉬워보이는데 막상 핸들을 잡으니까 떨렸습니다. 마라톤은 혼자 뛰면 되는데 카레이싱은 우선 자동차와 한 몸이 되어야 하고 스피드와 안전을 함께 생각해야 하기 때문에 힘든 것 같아요』 황영조는 『그래도 카레이싱이 마라톤보다는 쉬운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고려대 교육대학원 4학기 석사과정. 마라톤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그가 난데없이 레이싱에 눈길을 돌린 것은 동료 육상선수였던 김미화(여)의 자동차 경주 모습을 관전하고서부터. 지난달 26일 한국모터챔피언십 시리즈에 출전한 그를 응원하러 에버랜드에 갔다가 내재됐던 「스피드 끼」가 발동한 것. 황영조는 당장 카레이서 전문선수로 뛰어들지는 않을 듯. 대학원 석사과정이 남아있는데다 마라톤 지도자 수업도 급하기 때문이다. 다만 수업이 없는 날을 이용해 1주일에 두 세차례 레이싱 연습을 하면서 빠르면 올해 한 두 차례 경주에 출전할 계획. 조만간 스쿠프 등 경기용 소형 자동차도 장만할 생각이다. 그는 『레이싱의 섬세한 테크닉과 랩타임에 자신감이 붙으면 스폰서를 구해 프로로 뛰어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신현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