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그룹의 「목줄」을 쥐고 있는 은행들의 주식 매매패턴을 보면 기아 처리에 대한 정부와 채권금융단의 속마음이 나타난다. 은행들은 지난달 15일 기아그룹 부도유예협약 적용후 줄곧 기아자동차 주식을 팔아 2일까지 26만주를 순매도했다. 반면 아시아자동차 주식은 지난달 30일 이후 적극적으로 사들이기 시작, 57만주나 순매수했다. 이들 은행의 매매전략은 아시아차에 후한 점수를 주고 싶어하는 속마음을 드러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그 근거로는 △광주 공장부지(26만여평)가 상업용지로 용도변경될 경우 자산가치가 최고 1조5천억원으로 평가되며 △주가(4일 현재 5천4백50원)가 워낙 낮고 △대통령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아시아차가 광주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못할 것이란 점이 꼽힌다. 반면 기아차 매도에는 재벌그룹들의 인수합병(M&A)전쟁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다는 풀이다. 이를 반영하듯 4일 기아차 주가는 지난 2일보다 1천원 하락한 반면 아시아차는 20원 오른 가운데 1백26만주나 거래됐다. 〈정경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