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 비좁은 욕조안에 웅크리고 있으려면 가끔은 이 욕조가 수영장만큼 컸으면 하는 공상에 빠지게 된다. 욕실을 「휴식공간」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더 크고 다양한 기능을 갖춘 욕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논현동 나산홈플레이스 욕실팀의 김형우팀장은 『최근 주부들의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이 거실과 주방을 거쳐 욕실로 옮겨가고 있다』며 『크고 부가기능이 첨가된 욕조에 대한 문의가 하루평균 10여건에 이른다』고 말했다. 화장실이 두 개인 주택이나 아파트의 경우 화장실 하나는 욕조를 없애는 대신 샤워부스를 설치하고 나머지 한 곳은 기능을 강화한 욕실로 꾸미는 것이 붐이라는 설명이다. 요즘 주부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 욕조는 고가인 「월풀(소용돌이)」기능이 있는 제품. 욕조의 하단부에 물을 순환시켜주는 구멍이 여러개 나 있고 펌프가 센 물살을 일으켜줘 안마를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낸다. 국산이 1백30만∼2백30만원, 수입품은 1백50만∼1천3백만원에 이른다. 일부 제품은 더운물 목욕을 할 때 물이 식지 않도록 온도를 유지해주는 히팅기능도 갖추고 있다. 기존 욕조를 철거하고 새로 설치하는데 드는 비용은 1백만∼1백50만원. 시중에 나와 있는 욕조의 모양도 밋밋한 타원형에서 땅콩형 하트형 등으로 다양해졌다. 부부가 함께 사용하거나 자녀 여럿을 함께 목욕시킬 수 있는 「가족형 욕조」도 선보이고 있다. 전체적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다리를 쭉 펼 수 있을 만큼 길이는 길어지고 깊이도 충분히 깊은 제품들이 많다. 안쪽 벽에 팔걸이가 있거나 머리부분에 방수베개를 놓을 수 있는 제품, 미끄러지지 않도록 바닥을 우툴두툴하게 만든 욕조도 나와 있다. 재질은 아크릴제품이나 오닉스(인조대리석) 주물제품 등 다양하다. 한때 주물욕조나 인조대리석욕조가 고급품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고급스럽게 처리한 아크릴 제품이 선호되는 추세. 욕조의 색상은 위생도기 유행 추세에 맞춰 밝고 부드러운 색상이 대종을 이룬다. 1,2년 전까지 자주색 푸른색 검정색 등 짙은 색상이 많이 선보였지만 요즘에는 순백색 아이보리색 연분홍색 연하늘색 욕조를 찾는 주부가 많다. 서울 을지로 2∼5가와 논현사거리 건자재 상가에 욕조와 욕실제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대리점과 전시판매장이 몰려 있다. 규모가 큰 종합전시판매장에 들러 여러 회사제품의 품질과 값을 비교한 뒤 구입하는 것이 요령. 백화점식 대형매장에서는 제품 판매뿐 아니라 설계 시공을 한꺼번에 해결해 주며 상담도 가능하다. 〈박중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