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 화성(華城)의 세계문화유산 등록 확정으로 수원시는 온통 축제분위기다. 지난해 축성 2백주년 기념행사를 성대히 치른 수원 화성은 이집트의 누비아 유적,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 중국의 만리장성, 인도의 타지마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세계적인 문화관광유산으로 새로 태어난 셈이다. 오는 12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있을 세계유산위원회(WHC) 총회에서 등록이 확정되면 화성은 국제적인 기술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고 인류공동의 문화유산임을 인정하는 유네스코 인증서와 이를 상징하는 세계유산휘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록작업은 지난해부터 문화재관리국과 공동으로 이루어졌다.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다. 지난 4월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평가단의 현지평가에서 세계유산으로 등록될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으나 ICOMOS 평가서는 「세계유산으로서 문화재적 가치는 충분하지만 보존대책이 미흡해 해당국에 반송하는 것이 좋겠다」는 비관적인 내용으로 나왔다. 평가관의 이해부족으로 판단한 수원시는 즉시 화성 보호노력과 실태에 관한 자료를 현지로 급송하고 3명의 대표단을 프랑스 파리로 급파, 숨가쁜 과정을 거쳐 성사시켰다. 우리는 매일 보고 지나치는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규모가 크거나 역사가 오랜 문화재만 가치가 있고 우수하다는 그릇된 「문화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시가지 한가운데 위치해 시민의 생활속에 항상 스며 있는 화성의 가치를 미쳐 깨닫지 못했다. 산속에 자리잡은 남한산성이나 행주산성도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못한 탓으로 문화재적 가치에 상응하는 평가를 받지 못했다. 이 점에서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 화성의 세계문화유산 등록도 뜻있는 전문가와 문화재관리국 관계자 등이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화성성역의궤」라는 귀중한 기록에 따라 완벽하게 복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수원시는 화성을 중심으로 컨벤션센터 원천유원지 삼성전자 민속촌 용주사 융건릉 등을 잇는 관광벨트를 조성해 멋진 관광코스로 개발할 예정이다. 화성 일주도로를 건설하고 성곽일주를 할 수 있도록 끊어진 부분을 복원하는 작업도 지금 한창이다. 화성행궁 복원공사가 오는 2002년 끝나면 능행차연은 세계문화유산에 걸맞은 볼거리가 될 것이다. 심재덕(경기 수원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