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눈물」 살인사건과 고급 콜걸. 한 사람에게 여러 명의 정신이 들어있는 「다중인격자」의 등장, 쌍둥이 남매를 둘러싼 가족사의 비밀과 음모. 13일 첫회가 방영되는 이 프로는 미스터리 멜로. 이 장르는 작가나 연출자의 확보가 쉽지 않은 데다 홈드라마나 멜로물이 주류를 이루는 드라마 제작 풍토 속에서 시도하기 쉽지 않은 영역으로 꼽힌다. 또 얽히고 설킨 상황을 풀어내는, 다소 복잡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추리기법이 시청자들에게 공감과 재미를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지난해 「8월의 신부」를 통해 예비무대를 가졌던 문정수PD와 작가 이덕재가 다시 손을 잡고 이 장르에 도전장을 던졌다. 드라마는 도심의 야경 속에 우뚝 솟아 있는 아파트의 한 거실에서 시작된다. 『악마 넌 죽어야 돼』라는 한 여자의 절규에 이어 화병이 던져지고 중년신사가 쓰러진다. 깨어진 화병의 파편과 함께 2천 송이의 흰장미가 눈꽃처럼 날린다. 이어 경찰서에는 혐의자인 고급 콜걸 장미와 수사관의 입씨름이 벌어진다. 탤런트 신애라가 다중인격증세를 지닌 고급 콜걸 장미로 등장해 용모가 닮은 자신의 어머니 역까지 1인2역을 맡았다. 문PD는 『미스터리 장르가 이미 인기분야로 자리잡은 미국이나 일본과 달리 우리 시장의 풍토는 성숙되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데뷔 이후 줄곧 연출하고 싶었던 분야인 만큼 새로운 매력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김갑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