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식을 절제한 한국 전통 가구와 소품들. 어떤 공간에 놓아도 정갈함과 품격이 돋보이는 것이 장점이지만 옛 가구와 생활용품이 「골동품」으로 격상되면서 오히려 우리 삶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한국적 선과 무늬를 현대적으로 되살린 다양한 디자인의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화안가구와 가구다운, 우리꼴 등은 전통의 향기가 담긴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전문업체들. 이들은 옛것을 그대로 리바이벌하는 것이 아니라 현대 감각에 맞춰 발전시켜왔다. 옛 가구에서 선의 비례와 기능 등을 살려낸 제품을 만들어내는 화안가구(02―735―2588)의 경우 청와대와 주미한국대사관, 잠실 롯데민속관 등에 소장될 정도로 가구의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인정받고 있다. 대표 변경숙씨는 『시간이 흐르면 싫증나는 화려한 가구들과 달리 전통미를 살린 가구는 유행을 안탄다』며 『대물림할 수 있는 가구라며 주로 예술인들과 외국인들이 찾는다』고 소개했다. 원래 한식 가구들은 좌식방의 품격을 더해주는 것이지만 입식 생활에 맞춰 사이드테이블과 콘솔용으로 개발한 제품도 나와있다. 참나무 화류재목 등 원목을 전통 기법으로 다듬은 수제품들. 가격은 일반 가구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나 수입가구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참나무로 만든 백동장식의 책상 겸 콘솔은 1백20만원, 서랍장 80만원선. 가구다운 조형가구연구소(0348―941―1405)는 전통에 토대를 두되 요즘 생활공간에 알맞은 가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대표 김군선씨는 설명했다. 품목은 혼례용 세트와 침대, 소품까지 다양하고 주문가구도 생산한다. 올 가을엔 백화점 매장도 열 계획. 못을 쓰지않고 네 귀퉁이를 짜맞추는 사개물림 10단 서랍장이 인기품목. 가격은 50만∼60만원.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품가구가 많으며 다품종 소량생산이 특징. 내 집을 처음 마련한 가구를 대상으로 중저가 생활용품과 인테리어 소품을 판매하는 우리꼴(02―543―6677). 전통공예를 현대에 맞는 디자인으로 새롭게 발전시킨 것이 특이하다. 그랜드백화점과 잠실 롯데월드쇼핑몰에 매장을 두고 있다.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도록 동네 입구에 세웠던 솟대를 본떠 만든 옷걸이와 풍경을 응용해 청량감있는 소리를 내는 문종 등이 눈길을 끈다. 대표 이하웅씨는 『획일적인 서구풍 인테리어에 식상한 30, 40대 주부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 〈고미석기자〉